전체 글 (529) 썸네일형 리스트형 관심 2월 초중순까지 완성해야 하는 단편 소설이 총 세 편이다. 그중 하나는 두 번이나 수정했지만 여전히 엉망이고 나머지 둘은 시작도 못했다. 와중에 새로운 업무까지 생겼는데, 현재 일정대로라면 2월 17일까지 총 세 편의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소설도 세 편, 영상도 세 개. 나는 점점 버겁다. 그래도 일단은 해보려고 한다. 써야 하는 소설 중 하나는 '관종'에 대한 이야기인데, 관종에 대한 선생님의 해석이 재미있다. 기본적으로 인간은 누구나 주목받고 싶고 관심받고 싶어 하는 존재인데, 관종이 왜 문제이고 나쁜 것이냐는 물음에는 할 말이 없었다. 나도 지금 관심받고 싶어서 이렇게 인터넷 세상에 누구나 볼 수 있는 공개 일기를 쓰고 있는데. 결국 선생님은 관종이란 혼자서는 될 수 없는 것이고 사회가 만드는 것.. 이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회사 올 때 대충 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금의 내가 그러고 있다. 전에는 새벽같이 일어나서 고데기를 하거나, 머리 할 시간이 없으면 고데기를 회사에 들고 가서 화장실에서 머리를 하는 열정까지 보였었다. 지금은 이것이 바로 요즘 유행하는 로우번이라는 마음으로 그냥 대충 아래로 휙휙 돌려 묶는다. 화장도 속눈썹에 픽서+마스카라+탑코트 3종 세트를 곱게 바르곤 했는데 지금은 쌩눈으로 당당하게 간다. 힐은 5cm조차 회사에는 사치다. 덕분에 입사 초기 1시간 30분이 걸리던 준비 시간에서 지금은 30분 컷도 가능해졌다. 뭔가 꾸밈에서 하나씩 포기하는 게 늘어가면서 어른이 되는 기분이다. 영상 편집이 버리는 미학이라던데 꾸미는 것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2023 해를 거듭할수록 1월 1일을 맞이하는 감흥이 줄어든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경건하게 제야의 종소리를 듣던 어린아이는 사라지고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생중계로 '거 사람 많네~'하는 어른만 남았다. 그나마 올해는 12시까지 깨어 있었으니 양반이었다. 근래 몇 년 간은 종 치기도 전에 잠들기 일쑤였는데. 새로운 해가 밝았다. 감흥은 없더라도 신년을 원동력 삼아서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운 좋게 사내 헬스장에 당첨되어 내일부터 이용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받았다. 운명처럼 원래 다니던 헬스장이 이틀 뒤에 종료된다. 비록 막판 두세 달은 너무나 안 갔지만 그래도 저렴하게 뽕 뽑았던 헬스장이었다. 이제는 새로운 곳에서 열심히 운동해서 나태했던 지난날을 태워버려야지. 일단 올해 첫 번째 목표, 운동 꾸준히 하기. 결석 아침에 눈을 떴는데 몸이 너무 무거웠다.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일주일 중 평일 5일 아침은 매일 이런 기분으로 일어나니까. 그래도 오늘은 평소보다 좀 더 무거운 느낌이라 전화 중국어 수업에 결석했다. "오늘 수업하기 어려워요." 한 마디를 안 하면 전화는 2분 간격으로 집요하게 걸려오기 때문에 결국엔 제시간에 전화를 받고 준비된 멘트를 했다. 나의 결석 소식에 선생님은 반색하며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어차피 제시간에 전화를 받을 거였다면 그냥 수업을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번 달 수업은 벌써 결석 3회라 한 번만 더 결석하면 미수료가 된다는 엄중한 경고 알림이 날아왔다. 지각이나 결석 한 번 하지 않던 모범 수강생이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됐을까. 옛날 선생님이 그립다. 나태해진 건 하나 더 있..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그거 남의 생일 아니냐고, 나랑 상관없는 날이라고 노래 부르고 다녔었는데 올해의 크리스마스는 달랐다. 굉장히 설레고 즐거운 이틀이었다. 12월 25일 하루가 아니고 24일 이브까지 만들어주신 분, 누군진 모르지만 복 받으세요. 덕분에 하루뿐인 휴일이 이틀인 기분이 들었다. 석가탄신일 보고 있나, 석가탄신일 전야 이런 것도 만들어 주세요. 분명 크리스마스 전날도, 당일도 너무 즐거운데 다음날은 왜 이렇게 하나도 안 기다려질까. 산타할아버지, 선물은 안 주셔도 되니까 그냥 31일까지 쭉 빨간 날 하게 해 주세요. 소원 유튜브 콘텐츠를 만들며 생겼던 소망이 있었다. 지하철에서 우리 채널의 영상을 보는 사람을 목격하는 것. 우제기획 때 가비 편이 흥행하며 약간 기대를 했지만 허사였다. 유튜브 세상은 넓고 재미있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너무 큰 꿈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오늘 수업을 가려고 지하철을 환승했다. 오늘따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조금 힘들었다. 그 순간, 내 앞에 있는 여성분의 휴대폰에서 익숙한 화면이 보였다. 제1화방 다나카 편이었다. 유튜브는 아니었고 인스타그램 릴스였는데, 우리 채널 영상을 가져다가 만든 릴스였다. 너무 놀랐다.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사진을 찍고 싶어서 주섬주섬 휴대폰을 꺼냈는데 딱 영상이 끝났다. 여성분은 우리 영상을 .. 투명 속이 투명하게 보이는 사람이 좋다. 겉과 속이 같아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이기 때문에 대하기가 편하다. 특히 상사가 투명한 사람인 게 제일 좋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바로 알 수 있어서 맞추기 매우 쉽다. 좋아하는 것만 하면 되니까 나도 편하고, 상사도 좋아하니까 일석이조다. 나는 나름 불투명한 사람이라서 나처럼 불투명한 사람을 만나면 대화가 겉도는 기분이 든다. 서로 속을 내비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말로 설명하려고 한다....라고 쓰면서 생각해 보니 어쩐지 좋고 싫음이 표정에서 명확하게 드러나던 내 얼굴이 떠올라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인스타그램 오프라인의 인연이 끝나도 온라인의 인연은 남는다. 인스타그램 맞팔일 경우의 얘기다. 예전엔 함께 일하던 프리랜서 분들과 업무가 끝나면 그 길로 남남이었는데 이제는 인스타 친구로서 서로의 근황을 볼 수 있다.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아주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동창도 인스타그램에서 댓글로 안부를 묻고 맞팔을 했다. 그게 다였다. 만나서 회포를 풀거나 그런 거 없이 서로의 피드에 좋아요를 눌러준다. 이런 게 요즘 사람들의 안부인사인가 싶었다. 퇴사한 동료는 가끔 나의 스토리를 보고 DM을 보낸다. 우리가 DM을 나눌 정도로 친한 사이였던가 싶지만 어쨌든 반갑다. 인스타그램이 아니었다면 서로의 안부를 몰랐을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은 좋지만, 어쩐지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