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529) 썸네일형 리스트형 성공은 저 멀리 - 요즘 얼굴에 자꾸 뭐가 난다. 양 볼 쪽이 특히 많은데, 딱 마스크로 접촉하는 면이다. 참고 참다가 너무 거슬려서 기초 화장품을 여드름 라인으로 싹 바꿨다. 여드름 전용 화장품... 10대 때 이후 오랜만이네...ㅎ... 후기는 '옆집 고등학생 아들이 효과 봤길래 우리 중학생 아들도 사줬어요' 이런 것들이라 조금 숙연해졌다.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 영양제를 살 때 큰 폭으로 할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자세히 보면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다. 지금이 2월인데 올해 5월이 유효기간인 식이다. 이제 유효기간 아니고 소비기한으로 바뀌었으니까, 그런 기준으로 보면 좀 더 넉넉한 거 아닌가 싶어서 그런 것들을 산다. 어차피 5월 안에 다 먹겠지, 하면서 옴팡 산다. 그렇게 콜라겐 젤리와 영양제, 팩 .. 이번에는 대충 갑작스럽게 구마모토행 비행기를 예매했다. 이번 여행은 대충 가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어느새 카페까지 가입해서 샅샅이 정보를 뒤지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관광지다 보니까 정보가 다채롭지는 않다. 그래서 더 열심히 파고 있다. 다른 여행지에 비해 비행기표가 싸서 예매한 건데 찾다 보니 마음 쓰라린 가격을 많이 보았다. 코로나 직전에만 해도 내가 산 가격보다 네 배는 쌌다. 이런 티켓을 이런 가격에... 눈물이 앞을 가리지만, 뭐 어쩔 수 없다. 여행지는 특히 더 그렇다. 어느 계절인지, 요일은 언제인지에 따라 완전 동일한 것들을 완전 다른 가격으로 받는다. 하루 차이로 가격이 두 세배로 뛰는 걸 보면 안타깝지만 역시나 방법은 없다. 숙소보다 더 먼저 고민한 건 무슨 옷을 입을지였다. 한 .. 생존의 법칙 상습적으로 남의 험담을 하는 사람이 있다. 업무적으로 긴밀하게 얽혀서 떨어질 수 없다. 매일, 빠짐없이 험담을 한다. 부정적인 언어에는 부정적인 감정이 담겨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쉽게 전염된다. 처음엔 한 귀로 잘 흘렸는데 5개월쯤 되니까 이제 조금씩 버거워진다. 그 사람의 주요 뒷담화 대상이 한 명 있는데 나는 그 대상과 친분이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헐뜯는다. 양측 주장 모두 타당하다. 나는 이쪽에선 이쪽의 맞장구를 치고 저쪽에선 저쪽의 맞장구를 친다. 박쥐가 된 기분이다.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앞으로도 잘 흘려들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나의 감정도 점점 무뎌지겠지? 식탐 '나는 식탐이 없는 사람이야.'라는 수식어를 달고 살았는데 최근 식탐이 생겼다. 자기 전에 다음날 먹고 싶은 음식들이 떠오른다. 오늘은 샌드위치였다. 어디선가 먹었던 치킨 크랜베리 샌드위치가 먹고 싶었는데, 오늘 사내식당 저녁 메뉴에 딱 있었다. 운명이라 생각하고 와구와구 먹었다. 매우 맛있었다. 입맛도 좋아졌다. 다 맛있다. 오후 3시에서 4시가 가장 위태로운데, 간식에 눈을 돌리지 않도록 깡생수를 들이켠다. 전보다 운동을 덜 하면서 더 많이 먹는다. 먹고 싶은 걸 잔뜩 먹으려면 운동을 엄청 빡세게 해야 할 텐데. 그러지 못해서 먹고 싶은 걸 참는다. 무엇이든지 참는다는 건 안타깝다. 나는 음식을 참는 내가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살이 찔 내가 더 안타까울 것 같아서 참는다. 내일 점심은 엄청 맛.. 1월 31일 일기 회사 보너스 뽕은 유효기간이 매우 짧았다. 회사가 좋아졌던 시간은 단 세 시간이었다. 이 얘기를 선배한테 하니까 웃었다. 아마 같은 마음이었을 거라고 확신한다. 보너스 기념으로 엄마에게 뭘 먹고 싶냐고 물었다. 엄마는 난감해했다. 좋아하는 음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왜 좋아하는 음식이 없냐고 물었더니 "그러게"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엄마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러고 보니 엄마는 무슨 즐거움으로 사는 걸까." 엄마는 지난 세월을 '엄마'로만 살았다. 내가 아는 엄마의 소소한 취미는 매일 저녁 6시에 이금희의 라디오를 듣는 것뿐이다. 취미도, 좋아하는 것도, 좋아하는 음식도 없는 우리 엄마. 기분이 묘했다. 1월을 보내며 언제나 시간은 내 예상보다 빠르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오늘 일기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썰이 있었는데 벌써 까먹었다. 다른 얘기로 뭘 쓸까 고민했는데 딱히 쓸 게 없다. 무난한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이번 달 근무시간이 부족해서 오전 8시에 출근했다. 덕분에 오전 6시 45분쯤 집을 나섰다. 중간에 졸음이 오던 순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일이 없어서 마음이 평화로운 덕분이다. 내일도 수업을 듣기 위해 일찍 퇴근한다면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 급 재택근무로 돌렸다. 이번 달엔 촬영했던 날 빼고는 진짜 너무 여유로웠다. 2월에 빡세겠지만 일단 지금을 즐겨야겠다. 내일은 1년에 한 번 큰 보너스가 나오는 날이다. 지급 예정 금액이 벌써 떠서 너무 신났다. 올해 한 달 병가 갔던 적이 있기에 .. 소비 요정 야심 차게 플렉스 했던 패딩이 왔다. 신이 나서 택배 상자를 열었는데 생각했던 느낌이 아니었다. 오버핏으로 크게 막 입으려고 남성용 xs 사이즈를 샀는데, 뭐랄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허수아비 핏이 나왔다. 그래도 애써 괜찮다고 생각했다. 세일 폭이 몹시 컸기 때문이다. 원래 사고 싶던 색상도, 사이즈도 아니었지만 가격이 내 취향이 된 옷이었다. 곧 야외 촬영이 있을 텐데 그럴 때 입기 좋지 않을까 싶어서 품기로 했다. 세일폭이 크다는 건 재고로 방치된 기간이 길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코요테퍼가 아주 와플기에 눌렸던 것처럼 찌부가 되어 있었다. 스팀다리미를 켜고 정성껏 털에 볼륨을 불어넣었다. 이제 다 됐다고 생각한 순간, 옷에서 오리털 냄새가 풀풀 풍기기 시작했다. 냄새를 인지하고 나니까 걷잡.. 염색 오랜만에 톤다운 염색을 했다. 찾아보니 마지막 톤다운이 2021년 10월이었다. 당시 어두운 갈색을 예상했던 내 머리는 당장이라도 흑마법을 쓸 것 같은 검정이 되었다. 그 심연과 같은 검은색에 너무 놀라 톤다운은 감히 생각도 안 했었다. 그렇게 내 머리는 계속해서 밝아져 갔고,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서 '밝은 색으로 또 염색했어?'라는 소리를 듣는 게 일상이 됐다. 이제는 그만 듣고 싶었다. 오늘 재택근무 중 점심시간을 활용해 호기롭게 미용실을 방문했다. "애쉬빛이 났으면 좋겠고, 너무 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나의 요청에 원장님은 "그럼 1~2주만에 빠질 수도 있는데 괜찮아요?"라고 했다. 2주면 너무 짧은데. 잠시 나의 결심이 흔들릴 뻔했지만 그래도 저번과 같은 흑마법사 검정만은 피하고 싶었다...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6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