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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을 보내며

언제나 시간은 내 예상보다 빠르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 오늘 일기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썰이 있었는데 벌써 까먹었다. 다른 얘기로 뭘 쓸까 고민했는데 딱히 쓸 게 없다. 무난한 하루를 보냈다.

오늘은 이번 달 근무시간이 부족해서 오전 8시에 출근했다. 덕분에 오전 6시 45분쯤 집을 나섰다. 중간에 졸음이 오던 순간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괜찮았다. 일이 없어서 마음이 평화로운 덕분이다. 내일도 수업을 듣기 위해 일찍 퇴근한다면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서 급 재택근무로 돌렸다. 이번 달엔 촬영했던 날 빼고는 진짜 너무 여유로웠다. 2월에 빡세겠지만 일단 지금을 즐겨야겠다.

내일은 1년에 한 번 큰 보너스가 나오는 날이다. 지급 예정 금액이 벌써 떠서 너무 신났다. 올해 한 달 병가 갔던 적이 있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한 달치 비율이 적게 나왔다. 약간 슬펐다가 그래도 한 달만 가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예정대로 3개월 혹은 6개월 갔었다면 지금쯤 피눈물을 흘렸을 거다. 게다가 병가를 간 덕분에 너무 소중한 사람을 만났다. 하늘이 점지해 준 소개비 명목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아직 통장에 금액이 찍히진 않았지만, 애사심이 폭증했다. 일 년 중 유일하게 회사를 사랑하게 되는 날은 내일일 거라고 확신했다.

보너스도 나오니까 뭐라도 사고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막상 사려고 하면 이미 다 있는 것들이다. 진짜 갖고 싶은 것들은 돈으로 살 수 없다. 자존감, 애정, 만족 이런 건 형체조차 없다. 내일 엄마빠랑 맛있는 거나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