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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 올해 위시리스트 중 갖지 못한 것은?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올해 가장 기뻤던 순간은?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소설의 마음 소설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지 2년이 되어 간다. 2년째 먹는 마음은 쓰다. 항상 대장 어딘가에 숙제가 숙변처럼 남은 기분이 든다.오늘은 출근길에 전자책으로 수필을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렸던 이상문학상 수상집 대상 수상작의 서평을 쓴 시인의 글이었다. 필력이 굉장해서 읽다가 현웃이 터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는 재치 있는 문장이 좋다. 가볍지만 유쾌하고 통찰력 있으면서 비유가 참신한 글이 부럽다. 그 시인의 글이 딱 그랬다. 시인 이름은 서효인이었고 책은 라는 제목이었다.작가가 오마이걸에 대한 팬심을 숨기지 않는 부분을 읽다가 문득 최애 웹소설의 작가가 내가 싫어하는 동료였다는 소재가 떠올랐다.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사람 겉모습으로 함부로 평가하지 말자는 거였다. 재미있게 쓸 수 있을 것 같아서 얼른 ..
주말 기후동행카드를 구입한 건 토요일이었다. 이미 대중교통 요금이 할인되는 신용카드가 있었고, 출퇴근 시에는 K-패스를 쓰면 전체적인 할인 폭이 더 컸기 때문에 기후동행카드의 흥행에도 큰 감흥은 없었다. 그러나 주말에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된다면 얘기가 달랐다. 몰랐는데 기후동행카드는 청년할인이 있었다. 그럼 6만 원대가 아니라 월 55,000원에 이용이 가능했다. 청년을 만 39세까지로 책정해 준 넉넉한 인심 덕분에 나도 몇 년은 더 혜택을 볼 수가 있었다.토요일부터 교통비가 무제한이니 집에만 있으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었다. 억지로 씻고 집을 나왔다. 일단 버스를 타고 동네 도서관에 갔다. 이사 온 후 처음 가보는 곳이었다. 회원카드를 만들기 위해 등본까지 챙겨갔는데 무인발급기가 있어서 바로 주소지 조회 ..
중고 연남동 빈티지 가게에서 버버리 셔츠를 성공적으로 구매한 이후 중고 의류에 푹 빠졌다. 나의 중고 의류 구매는 주로 온라인인데, 코너마켓과 차란이 대표적이다. 둘 다 기업형으로 운영하고 검수가 꼼꼼하며 정품 감정을 받았다고 해서 마음 놓고 질렀다. 마구 질렀다. 고급 브랜드의 질 좋은 옷을 저렴하게, 심지어 재활용 개념으로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니 죄책감이 적었다.짧은 기간 동안 상당한 금액을 쏟고 깨달았다. 중고 의류 쇼핑은 만족도 또한 현저히 낮았다. 적은 금액을 지불한 게 아닌데, 다른 곳에서 산다면 새 옷을 사고도 남을 금액인데 헌 옷이 온다. 택배가 이전만큼 기다려지지 않고, 막상 받아도 막막 엄청 기쁘지 않다. 그냥 잔잔-하니 잠깐 기쁘고 만다. 만약 상태가 너무 좋으면 의심이 피어난다. '이렇게..
식단 요즘 저속노화에 관심이 많아졌다. 저속노화와 고속노화를 주장한 교수님의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온라인 특강 풀버전도 봤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교수님의 신간이 '식단'과 관계가 있는 책이라 그런지 강의에서도 식단 얘기가 많았다.최근 한약을 먹고 있다. 한약이야 질리도록 많이 먹어 봤는데 이번엔 다르다. 녹용이 들어 있다. 그래서 가격도 다르다. 30일 치 60첩에 70만 원이나 한다. 이렇게 비싼 한약은 처음이라 시키는 대로 꼬박꼬박 성실히 복용 중이다. 밀가루와 인스턴트를 주의하라길래 밀가루도 바로 끊었다. 외식을 할 때마다 난감해지지만 덕분에 건강한 식단이 된다. 자연스럽게 저속노화 식단이 이뤄진다.절반 정도 먹었을까, 아직 눈에 띄는 변화는 없다. 다만 컨디션이 안 좋아야 하는 시기인데 나빠지지..
가치 갖고 싶은 게 있는데 비싸서 못 사는 건 슬픈 일이다. 나는 버켄스탁 보스턴이 갖고 싶다. 버켄스탁은 몇 년 전 한국에서 철수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내가 자주 가는 온라인 쇼핑몰 29cm에는 버켄스탁이 입점해 있다. 보스턴의 가격은 239,000원. 내 머릿속의 버켄스탁 적정가격은 최대 8만 원이다. 실제로 옛날에 코스트코에서 쌓아놓고 팔았던 브랜드고, 지금도 비 올 때 잘 신고 있는 아리조나 EVA는 3만 원도 안 주고 샀다. 지금은 두 배가 넘는다. 내가 헐값에 샀던 신발을 24만 원이나 주고 사려니 차마 구매의 손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 손길과 무관하게 일단 인기가 너무 많아 타우페 컬러는 재고도 없다. 사려면 웃돈을 주고 비공식 거래를 해야 한다. 더더욱 살 수가 없다.내가 돈이 많았다면 그런 ..
깔끔하게 살기 결혼 전에 상상했던 집의 이미지가 있었다. 하얀 벽지와 하얀 가구들, 모델하우스처럼 늘 깨끗한 집. 남편의 눈물겨운 발품으로 하얀 벽지까지는 성공했다. 가구는 흰색을 기본으로 깔았지만 남편이 오크색 원목을 좋아해서 좀 섞였다. 오크와 화이트, 하얀 벽지. 여기까지는 돈으로 사수할 수 있는 영역이었으나 이제 '늘 깨끗한'은 어나더 레벨이었다. 물론 이것도 돈으로 가능한 영역이지만 청소 대행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논외로 한다.늘 깨끗하려면 늘 청소를 해야만 했다. 우리는 늘 청소를 하지 못했다. 어느 날 맘 잡고 청소를 하면 잠깐은 행복했다. 다시 얼룩이 지고 먼지가 쌓이는 데는 하루도 걸리지 않았다. 세면대 수전만 예를 들어도 방금 물기를 싹 닦고 흡족한 표정으로 손 한 번만 씻으면 바로 다시 물 얼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