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게 있는데 비싸서 못 사는 건 슬픈 일이다. 나는 버켄스탁 보스턴이 갖고 싶다. 버켄스탁은 몇 년 전 한국에서 철수했다는 소문을 들었다. 내가 자주 가는 온라인 쇼핑몰 29cm에는 버켄스탁이 입점해 있다. 보스턴의 가격은 239,000원. 내 머릿속의 버켄스탁 적정가격은 최대 8만 원이다. 실제로 옛날에 코스트코에서 쌓아놓고 팔았던 브랜드고, 지금도 비 올 때 잘 신고 있는 아리조나 EVA는 3만 원도 안 주고 샀다. 지금은 두 배가 넘는다. 내가 헐값에 샀던 신발을 24만 원이나 주고 사려니 차마 구매의 손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내 손길과 무관하게 일단 인기가 너무 많아 타우페 컬러는 재고도 없다. 사려면 웃돈을 주고 비공식 거래를 해야 한다. 더더욱 살 수가 없다.
내가 돈이 많았다면 그런 거 상관없이 쿨하게 비싼 값으로 샀을까? 샀겠지? 앞코가 둥근 슬리퍼 하나에 몇십만 원을 호기롭게 태웠겠지? 나는 쫌스러워서 차마 못 태우겠다. 내일 비가 온다는데 나는 또 2만 얼마 주고 산 아리조나를 신고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