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블로그를 통해 지켜봤던 사람이 있었다. 아마 취욜이 알려줬던 것 같다. 우리와 동갑이고, 미국에서 디자인 스쿨을 나와 쇼핑몰을 운영하는 여자라고 했다. 궁금해서 옷도 한 벌 샀었다. 옷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나름 열심히 입고 다녔다.
그러다 그녀가 자신만의 디자이너 브랜드를 론칭했다. 사입해서 팔던 쇼핑몰과 달리 개인 브랜드 쇼핑몰 옷의 가격은 꽤나 비쌌다. 매번 구경만 하다가 너무 마음에 드는 옷이 있길래 알람까지 맞춰놓고 구매했다. 니트였고, 24만 원이었다. 막상 받은 옷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인 쇼핑몰 특성상 교환환불이 불가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몇 번 입다가 방치했다. 벌써 5년 전 일이었다.
최근 그 옷을 다시 꺼내 입었다. 그러다 이 옷을 만들었던 그녀의 근황이 궁금해졌다. 인스타그램을 찾아봤는데 남편의 얼굴이 바뀌어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지 싶어서 이전 피드를 찾아봤다. 2022년에 결혼했다는 사진이 있었다. 내 기억에 그녀는 엄청난 훈남 남자친구와 오래전에 결혼했었다. 언젠가부터 남편 사진이 다 없어져서 사업에 집중하는 줄 알았는데... 그래... 그랬구나...
바뀐 남편이 태그 되어 있길래 봤더니 제법 규모 있는 회사의 대표였다. 그런데 그 대표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자와 이혼한 사이였다. 세계관이 이렇게 연결되다니 너무 신기했다. 그쪽은 날 모르지만 나 혼자 너무 신기했던 어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