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를 함께 나온 친구들을 만났다. 셋 다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지만 본격적으로 친해진 건 중학교 시절이었다. 셋이 한 반이 되었던 적은 없지만 둘씩 모두가 친해서 셋이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약속장소는 집 근처의 즉석떡볶이 전문점이었다. 친구가 "우리 고등학교 때 자주 왔잖아"라고 했지만 나는 정말로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열 번도 넘게 왔다고 했을 때는 더 놀랐다. 정말 해당 부분 기억만 지워진 것처럼 모든 게 낯설었다. 사장님께서 27년째 장사를 하고 계시다고 했지만 나는 초면이었다. 떡볶이는 맛있었다.
진학이나 취업으로 고민하던 우리의 화제는 결혼과 육아, 영어 교육이 주를 이뤘다. 언젠가는 항노화, 회춘, 요양원이 우리의 화두가 될 날이 오겠지. 그때도 아마 지금처럼 즐거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