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김태리 배우의 움짤을 보았다. 팬들을 보면서 환하게 웃다가 순간 마스크를 안 썼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펄쩍 뛰며 마스크를 쓰는 모습이었다. 댓글에서는 모두 김태리 배우의 놀라는 모습이 귀엽다고 했지만, 나는 그녀가 들고 있는 가방에 눈길이 갔다. 아래 사진 속 가방이었다.
프라다의 삼각 로고가 아예 쉐입으로 나온 가방이었다. 세상에 어쩜 저렇게 예쁜 가방이 있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가방이 두 개 달려 있었다. 뒷면은 아래와 같았다.
두 개의 가방이 하나의 가방으로 나온 디자인이었다. 천으로 된 부분은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뭐 그래도 한 개 가격에 두 개의 가방을 갖게 되는 거니까 괜찮겠지 싶어서 가격을 찾아보았다. 2022년 9월 기준 380만 원이라서 헉했는데 6개월이 지난 현재는 458만 원^^이 되어 있었다. 6개월 만에 78만 원이 오르다니 이게 무슨 일이람.
지금 일기를 쓰며 찾아봤는데 예쁘지만 360만 원이라서(그때도 몇 주 사이에 30만 원 오른 가격이었다)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눌렀던 디올의 가방은 현재 500만 원을 찍었다. 명품 가방 가격들이 너무 터무니없이 올라서 이제는 진짜 엄두가 안 난다. 숫자가 이렇게 올라가니까 오히려 반감과 의문이 든다. 비싼 가방을 들고 다니면 좋은가? 가방 하나에 이 가격이 정말 맞을까?
어차피 사치품은 기능을 고려해서 사는 건 아니니까 괜찮다 싶다가도, 살면서 굳이 없어도 되는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또 맞아맞아 싶다. 나는 출근할 때 가방도 안 들고 다니고, 운동 가는 날엔 회사 쇼핑백에 대충 짐 몇 개 때려 넣고 가는 수준이라 가방이 정말 필요가 없다. 주말에만 들고 다닐 가방은 이미 많다. 나름 그때는 큰 마음먹고 산 가방들이지만 지금 가격에 비하면 애교 수준이다.
이런 생각들이 사실은 갖고 싶지만 애써 합리화를 하며 외면하는데서 나오는 생각일까봐 조금 속이 상한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비싼 가방을 살 수 있지만 안 사는 거다. 사면 다 살 수 있지만, 안 사는 거다. 안 사는 거야... 못 사는 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