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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새 팀 적응 2주 차, 조금 정신이 없다. 업무가 휘몰아치는데 점심 약속도 많아서 점심시간에도 숨 돌릴 틈이 없다. 그렇다고 야근은 할 수가 없으니(...?) 업무 시간 안에 미친 듯이 일을 쳐내는데 회의는 또 어찌나 많은지... 뭐 하나 할라치면 갑자기 회의하러 가자고 하고, 또 돌아와서 내 일 좀 하려고 하면 다른 업무가 비집고 들어온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쇽쇽쇽 게임 미션 하듯 치우고 있다. 이것이 바로 병가의 효과인가. 모든 것을 수용하는 자세가 되었다. 약발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지만 부디 이런 마음가짐은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다.

부작용도 있다. 깜빡깜빡하는 일이 늘었다. 날짜를 헷갈리거나, 딴소리를 하는 경우도 생겼다. 오늘은 이틀 연속 헤드폰을 집에 놓고 왔다. 덕분에 어제와 오늘 모두 지하철에서 멀뚱멀뚱 가만히 있었다. 심지어 오늘은 사무실에 놓고 쓸 헤드폰 거치대는 챙겼는데 정작 헤드폰은 집에 놓고 와서... 사람들이 거치대 보고 이게 뭐냐고 하는데 정작 헤드폰은 없어서 너무 부끄러웠다... 아무튼 뭐, 어떻게든 다 잘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