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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날씨가 기가 막혔는데 오늘도 나가 놀지 못했다. 오늘 나의 첫 외출은 오후 3시, 목적지는 언제나처럼 헬스장이었다. 점심에 맘스터치 치즈홀릭버거를 먹었기 때문에 비장한 마음으로 헬스장에 들어섰다.

나는 운동을 할 때마다 나 자신과의 싸움이 무엇인지 절실히 깨닫는다. 너무 힘들어서 항상 '한 세트만 하고 말까?'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 싶어 진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의 턱살을 떠올린다. 그다음에는 뱃살, 그리고 허벅지살까지 떠올리고 나면 어쩔 수 없이 다시금 케틀벨을 집어 들게 된다. 오늘은 특히나 치즈홀릭버거를 원동력 삼아 열심히 땀을 흘렸다. 왜 맛있는 것들은 다 살찌는 것들일까. 곤약이나 생수 같은 게 햄버거만큼 맛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PT 받을 때는 하체+하체+상체 조합으로 각각 세 세트씩 총 아홉 세트를 소화했는데 혼자 하니까 저렇게까지는 잘 안 된다. 상체야 미안해, 널 가장 빠르게 포기한다. 대신 하체+하체 여섯 세트 후 27분간 마이마운틴을 한다. 마이 마운틴은 러닝머신에 경사를 결합해 등산과 같은 효과를 내는 유산소 기구인데 근력과 유산소가 동시에 가능하다. 나는 항상 중급자 1번 코스로 타는데 이 코스는 세 개의 언덕을 지난다. 일단 시작하면서 '언덕 하나만 넘고 끄자'라고 나를 달랜 다음에 첫 번째 언덕을 넘으면 '두 번째 언덕은 쉬우니까 두 번째만 넘고 끄자'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언덕을 지나면 '하나만 남았는데 요것까지만 넘자'라고 마지막 언덕까지 넘은 후 나머지는 평지니까 수월하게 마무리 지으면 딱 27분이 끝난다. 요 간단한 과정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나 나름 되게 열심히 운동하는 거 같은데 살이 잘 안 빠진다는 건 내가 그만큼 많이 처먹는다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