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내고 음악 콘서트를 간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금요일에 우연히 무료 음악회를 보러 갔다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음악의 울림에 감동받아서 허겁지겁 히사이시 조 영화음악 콘서트를 예매했다. 공연 직전에 예매한 거라 좌석 선택지가 거의 없다시피 해서 시야방해B석이라는, 이름부터 방해가 느껴지는 좌석만이 가능했는데 누군진 모르지만 좌석 이름을 직관적으로 참 잘 지었다 싶을 만큼 바로 앞이 난간이라 방해가 참 많이 되었다. 장점이 있다면 싸다는 것, 그리고 지휘자의 표정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지만 한 번의 경험으로 족한 좌석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시야가 방해되는 좌석에서도 울림이 컸는데 정면에서 봤으면 더 컸겠지...? 아는 음악을 들을 때는 정말 좋았고, 모르는 음악은 모르는 대로 또 좋았다. 예전엔 공연만 가면 무조건 딥슬립을 하곤 했는데 코시국으로 많은 부분을 잃었다가 되찾으니 하나 하나 다 소중하다. 내 연륜이 쌓인 게 아니라 문화적 소양이 깊어진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