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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

재택근무가 2주 연장되었다. 재택근무+코로나의 여파로 이번 달에 사무실에 출근한 적이 없다. 아름답다, 세상이 원래 이다지도 아름답던가. 내일이 월요일이지만 월요병? 그게 무엇이죠? 긴 시간 나를 괴롭히던 고질병이 사라졌다. 이토록 아름다운 재택근무지만 부작용도 있다.

일단 살이 쪘다. 확진자가 아니고 확 찐자라는 단어는 아재 개그에서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재택근무+코로나의 시너지로 운동을 못 가면서 그게 바로 내가 되었다. 벌써 PT는 3주째 못(안) 갔다. 어제는 PT 받는 날이었는데 처음으로 당일 취소를 했다. 너무 가기 싫었기 때문이다. 재택근무로 쉽게 번 돈, 이렇게 쉽게 허공에 흩뿌렸다.

계절감도 모르겠다. 목요일에는 기온이 낮길래 히트텍+캐시미어 니트+구스 다운 패딩을 입고 나갔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무리 추워도 봄은 봄이었다. 근데 어제는 또 쌀쌀하길래 갸웃했다. 날씨... 무엇이죠...

게임도 미친 듯이 한다. 100포인트에서 시작했던 루미큐브는 50만 포인트가 넘었다. 이게 현금이었으면 좋겠다. 한심하기 짝이 없지만 열심히 루미큐브를 하고 있다.

쓰고 보니 너무 한심한 거 같아서 장점도 적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일단 스트레스가 대폭 줄었다. 밤에 잠도 잘 잔다. 매일 통근시간과 출퇴근에 필요한 준비시간을 아낄 수 있으니 약 4시간씩 여유 시간이 생겼다. 출퇴근 차비도, 화장품도 아낄 수 있다. 이제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헬스장을 다니면 살도 빠지고 계절감도 알 수 있으니 단점이 사라진다. 게임은 여유시간 4시간 중에 조금만 하면 되니까 역시 이득이다. 재택근무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