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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불현듯 종이책이 몹시 읽고 싶어졌던 날이 있었다. 다행히 출근길 지하철이 오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있어서 스마트 도서관에서 손에 집히는 대로 책 한 권을 빌렸다. <어쩌면 스무 번>이라는 단편집이었는데 담백한 문장이 일품이어서 쉽게 읽혔다. 첫 번째 단편이 꽤 우울해서 마음이 조금 어두워졌는데 두 번째 단편도, 세 번째도, 네 번째도 모두 내용이 우울했다. 그렇게 끝까지 우울한 이야기만 읽다가 끝이 났다. 밝음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는 내용들이었는데 어쩐지 끊지를 못했다. 마성의 책이라고 생각했고 내 마음에는 조금의 그을음과 여운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