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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이번 주는 왠지 모르게 기가 많이 빨리는 기분이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몸이 너무 무겁고 피곤하길래 휴가를 고민하다가 억지로 출근했다. 심지어 잊고 있었는데 밤에는 PT도 있었다. 밤 9시 30분 PT라니, 내가 왜 이런 짓을 했는지 레그 프레스를 반복하며 후회의 땀을 비 오듯 흘렸다. 원장님이 땀이 아니라 식은땀 아니냐고 물을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았다. KF94 마스크라서 숨쉬기 힘들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덴탈 마스크로 바꿨는데, 비치되어 있던 마스크가 키즈용이라 내 입만 겨우 가리는 수준이었다. 마스크에 찌부된 볼살은 눈 밑으로 차오르고, 그 키즈 마스크마저 땀으로 젖어 들어가서 몰골이 아주 굉장했다. 내가 봐도 웃겨서 셀카도 찍어두었다. 그렇게 실신하듯 운동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단지 내에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다 내 볼살을 짓누르던 마스크를 조심스럽게 벗어 보았다. 갑자기 늦가을 밤 서늘한 공기가 후욱 들어왔다. 생각해 보니 바깥공기를 온전히 쐬어 본 기억이 아득했다. 두 콧구멍으로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게 굉장히 소중한 일이었다는 걸 2021년에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