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에서 뿌리 염색을 하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다가 머릿말에서 포기했던 추억이 있다. 읽었던 페이지만 세 번을 다시 읽어도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어서 다른 출판사 번역은 좀 다르려나 싶어 비교해보았지만 역시나...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인지 <인생에 한번은 차라투스트라>라는 책에서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아주 친절하게 해석해 주고 있다. 해석도 어렵지만 그래도 친근한 말투 덕분인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읽고 있는 중이다. 물론 속도는 무척 더디다.
재미있는 건, 고대 철학자들이나 니체나 현대인들이나 고민은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 점이다. 내 인생을 뒤흔드는 의문들은 이미 아주 오래전 똑똑하신 분들이 이미 진작에 겪었던 것들이며, 더 나아가 그들은 앞으로의 삶의 방향까지도 모두 좌좌좌좍 제시해 주었다. 나만 몰랐네, 나만. 이렇게 보편적인 고민이자 삶이 인생이라면 너무 지나치게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