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더워졌다. 수도관이 동파되어 끙끙거렸던 기억이 아스라이 멀어진다. 언제 그랬냐는 듯 더워서 땀을 뻘뻘 흘리는 날들을 지나면 다시 선선한 바람이 불 거다. 눈이 오고, 다시 봄이 오고.
글쓰기도 근육과 같아서 안 쓰면 퇴화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 말을 실감한다. 작년 5월, 직장인 신춘문예에 응모했다가 똑 떨어졌다. 떨어질 거 알면서도 막상 접수할 서류를 만드니까 기대감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년에는 꼭 더 잘 쓴 소설로 응모해야지, 다짐했는데 단 한 글자도 쓰지 않았다. 바빴다는 핑계를 대기엔 너무 안 바빴다. 매일 한가했고 자기 전에는 늘 넷플릭스를 봤다.
멀리 갈 것도 없이 일기도 방치했다. 매번 일기를 써야겠다고 다짐하고 번번이 실패한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난달 헬스장에 간 횟수보다 딱 한 번만 더 써야지. 참고로 지난달에는 두 번 갔다. 일기도 운동도 소설도 대실패! 실패 대잔치니까 이제 성공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