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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폰2

내 헤드폰에 대한 찬사를 쓰고 싶다. 성미가 급해서 비록 원하던 플래티넘 실버 색상을 쟁취하지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스럽다. 어차피 나는 헤드폰 쓴 내 얼굴을 보지 못한다. 그러니 색깔과 요다핏은 크게 중요치 않다... 고 나를 달래 본다.

내 헤드폰은 일단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어마어마하다. 그냥 켜지도 않고 쓰기만 해도 주변 소리가 잘 안 들린다. 조용한 곳에서 노캔을 켜면 진짜 진공 상태가 된 기분이 든다. 그럼 이 상태로 밖으로 나가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데, 신기하게도 내가 걸으면 내 동작을 인식해서 노캔의 강도가 약해진다. 걷다가 멈추면 또 자동으로 노캔을 강하게 넣어준다. 오늘은 신호를 건너려고 막 뛰었더니 노캔이 거의 끄다시피 약하게 들어왔다. 이 정도면 누가 옆에서 날 지켜보고 그에 맞춰서 자동으로 강도를 조절해주는 게 아닐까 싶을 지경이다.

그럼 대화를 할 때는 헤드폰을 벗어야 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내가 말을 하는 순간 또 헤드폰이 자동으로 인식해서 음악을 멈추고 주변 소리를 크게 증폭시켜서 귀로 넣어준다. 말은 안 하지만 주변 소리가 듣고 싶어질 땐 오른손으로 헤드폰을 덮으면 주변 소리가 들린다. 진짜... 기술의 발전 대체 어디까지...

사람들이 호들갑스럽게 '올해 가장 잘 한 소비'라길래 무슨 그 정도야, 했는데 돈이 아깝지 않다. 여름에는 땀이 나서 못 쓸 거 같으니까 가을 겨울에 뽕 뽑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