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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빌

공식적으로 평일에 쉴 수 있는 날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예견되어 있던 순간이지만 알고 있었다고 해서 슬픔이 덜한 건 아니다. 너무 슬프다, 진짜 너무너무 슬프다. 이번 주에 더 가열하게 놀았어야 하는데 화요일 밤부터 급격히 컨디션이 떨어지더니 어제와 오늘은 내리 집에서 잠만 잤다. 정확히는 어제 거의 20시간을 잠만 잤고 오늘은 좀 나아진 듯싶어서 넷플릭스 보면서 놀다가 다시 악화되고 있다. 이 소중한 마지막 휴일에 이틀 내내 집에만 있다니. 지난달에 덥고 나가기 귀찮아서 자발적으로 집에만 있던 과거의 내 등짝을 때려주고 싶다. 야, 너 마지막 주에 골병 나서 밖에 나가지도 못해. 빨리 멀쩡할 때 밖에서 놀아!라고 외치고 싶지만... 이미 부질없다. 오늘 자고 나면 거짓말처럼 내일 멀쩡해졌으면 좋겠다.

몸이 멀쩡했다면 수요일에 <헤어질 결심>에 나왔던 송광사를 구경하기 위해 당일치기로 순천에 갔을 거고 오늘은... 음... 뭘 했을까? 날이 이렇게나 좋은데. 뭐, 그래도 그제 본 전시처럼 '우리 미래는 첫날에 쓰였다'라고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병가 마지막 주에 빌빌댈 미래는 병가를 내던 시점에 쓰였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뭐.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현업에 복귀하는데 어떤 팀에 가게 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내 목소리를 내지 않고 운명의 흐름에 맡겨 보려고 한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