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저녁부터 목구멍이 칼칼하고 몸이 으슬으슬하더니 다음날은 상태가 더 심각했다. 헐레벌떡 자가 진단키트로 검진을 해봤더니 결과는 음성. 그러나 음성이 무색할 만큼 목이 너무나 아프고 열, 콧물, 몸살 기운이 심해 종합 감기약으로 버티다 다음날 병원에서 신속 항원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다시 음성. 그러나 의사선생님이 약간 걱정된다고 하기도 하고 열도 37.7도나 나오길래 방에서 본격적인 칩거를 시작했다.
수요일 저녁부터 방에서 독립적인 생활을 한지 벌써 4일이 넘어간다. 목구멍이 타는 듯 갈라지고 아파서 침 삼키기도 어려웠던 증상은 많이 개선됐지만 콧물이 진짜 쉼 없이 나온다. 당연히 코는 항상 막혀 있다. 양쪽 콧구멍으로 숨을 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인지 미처 알지 못했다. 목이 아팠을 땐 목만 안 아파도 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목이 좀 나아지니 이번엔 코가 아쉽다. 몸살 기운은 오락가락하고 두통도 종종 온다. 저녁엔 갑자기 위산이 역류하는 것처럼 속이 안 좋길래 죽을 시켜 먹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한 그릇 뚝뚝하니 또 멀쩡해졌다.
이렇게 골골대는 와중에 어젠 불면증도 도졌다. 새벽 1시에 깨서 3시까지 다시 잠이 들지 못했다. 어제 보기 시작한 나는 솔로 6기 뒷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그런가 싶어 아껴둔 에피소드를 하나 더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몸이 아파서 억지로 잠을 청했다. 3시에 겨우 든 선잠은 오전 7시에 막을 내렸다. 어쩔 수 없이 아침 7시부터 나는 솔로를 다 봤다. 너무 재밌숴... 잠시나마 통증을 잊었다.
코로나 이후로는 마스크 덕분인지 감기 걸린 적도 없기에 근 몇 년 만에 정말 몸이 많이 안 좋다. 건강이 최고 진리라는 걸 잊고 살았던 과거의 나를 반성하며, 앞으로는 보온에 더욱 신경 쓰는 삶을 살겠습니다. 내일 다시 병원 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