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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어제와 오늘 총 세 번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신입사원 때는 인터뷰가 한없이 어렵고 부담스럽기만 했는데, 그래도 10년 정도 해왔더니 조금은 자신감이 생겼다. 심지어 재미있다는 생각도 든다. "인터뷰할게요"라는 명분 하에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들을 수 있는 건 행운이다.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났지만 서로 마주 앉아 나는 질문을 건네고, 상대는 성의 있는 답변을 들려준다. 나는 그 성의에 보답하듯 최선을 다해 고개를 끄덕이며 답변에 집중한다. 일상적인 대화가 아니라 목적성 다분한 질문과 경청에는 에너지 소모가 상당해서 인터뷰가 끝나면 나는 늘 녹초가 된다.

오늘은 아침 8시 50분부터 풍선을 불고 촬영장을 장식하다 12년 차가 되어도 여전히 이런 내 모습에서 약간의 현타가 왔다. 가난한 영상 노동자의 삶은 늘 현타로 시작해 현타로 끝난다. 총 두 팀의 인터뷰를 진행하고 난 후 청소까지 마쳤더니 오후 4시가 넘었다. 하도 말을 많이 해서 목구멍은 칼칼하고 입가에는 침이 허옇게 말라붙어 있었다. 마스크가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었다.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가고 폰에는 미처 확인하지 못한 푸시 알림이 쌓여 있었지만 어쨌든 해냈다. 그리고 그 사이... 주식 앱을 한 번도 못 봐서... 내가 어제 판 경동이가 10년 중 최고가를 갱신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고, 내 현재 주식 수익률이 마이너스 489만 원이라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다. 참으로 다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