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스쳐갔다. 대체 뭘 했지 싶어서 일기 목록을 주르륵 봤는데 나름 소소하게 많은 일들이 있었고, 벌써 잊혔다. 이렇게 금방 잊어버릴 기억인데 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진다. 어차피 우주에서 보면 지구는 작은 동그라미고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는 점보다 작을 텐데.
6월에는 주식을 특히 열심히 해봤다. 원래 진득하게 묻어두는 스타일인데 이번 달에는 수시로 단타를 좀 쳤다. 그렇게 소소한 용돈을 벌어서 기뻐했는데 내가 소소하게 번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이 마이너스로 묶여버렸다. 소소하게 벌다가 몰빵으로 폭망한다는 얘기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는데 그게 바로 내 얘기가 될 줄이야. 하지만 믿는다, 존버는 승리한다.
내일부터는 7월이다. 완연한 여름에 접어들 거고 장마를 지나 폭염이 오면 초록색 풍경은 곧 갈색으로 변하고 낙엽은 땅으로 떨어져 소복하게 쌓인 눈을 맞을 거다. 그때 나는 뭘 하고 있을까. 지나간 이 여름을 어떻게 기억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