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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치

가끔 우주의 먼지가 되어 사라지고 싶은 날들이 있다. 오늘이 그랬다. 스트레스 때문인지 팔에는 갑자기 알레르기도 올라왔다. 손등은 몰라도 팔뚝에 난 건 처음이라 약간 당황스러웠다. 저녁을 먹으며 우스갯소리로 성공하려면 염치가 없어야 되는 거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로 누군가를 밟거나 타인의 공을 가로채서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들은 염치가 없다. 염치없이 성공할 바에는 그냥 구석에서 가늘고 길게 보통의 삶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싶었는데 사실 잘 모르겠다. 오늘은 염치고 뭐고 그냥 우주의 먼지가 되고 싶다. 아니, 이미 우주의 먼지로 부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휴, 스트레스 받으니까 잠옷이나 하나 사고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