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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명동에서 칼국수로 유명한 명동교자는 1966년 처음 문을 열었다. 50년이 넘게 한자리에서 동일한 메뉴를 판매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그 가게에 저마다의 추억을 갖고 있다. 나도 똘망똘망한 눈으로 열심히 공부하던 초등학생 시절, 엄마와 함께 명동교자에서 칼국수를 먹었던 적이 있다. 공깃밥과 사리가 공짜라서 이래도 되나 싶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주말에 명동에 갈 일이 생겨서 오랜만에 명동교자가 생각나 후기를 검색해보았다. 불친절하다, 맛이 변했다 등등 안 좋은 평이 많았다. 약간의 걱정을 안고 직접 찾아간 가게에서는 친절한 종업원분들의 서빙과 놀랄 만큼 맛있는 칼국수를 만날 수 있었다.

예전에 음원 사재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한 남자가 이렇게 인터뷰했다. "저는 온라인상의 모든 정보는 절대 믿지 않아요. 제가 인터넷에서 믿는 건 시간이랑 날씨, 이 두 개뿐입니다." 누군가는 불친절을 경험했을 거고 누군가는 맛이 변했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게 거짓은 아니다. 다만, 누군가의 경험이 나와 동일하지는 않을 수 있다. 좋지 않은 평가에 겁먹고 가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 점심으로 띠용할 맛의 칼국수를 먹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모든 선택을 타인의 평가에 의해 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좋은 평을 보고 갔다가 정말 좋을 수도 있고 나쁜 평을 보고 갔다가 진짜 똥 맞은 기분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삶은 변수투성이니까, 온전히 내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하고 그 책임을 감수하며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