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고 급 여행이 가고 싶어졌다. 혼자 비행기를 타고 훨훨 날아가고 싶지만, 그랬다가는 자가격리에 더해 내 콧구멍에 못할 짓을 해야만 하기에 속도 모르고 고스란히 남아있는 비행기 마일리지만 만지작거렸다. 국내 여행이라도 몇 군데 알아보다가 뚜벅이에게는 선택지가 너무 적어서 시무룩해졌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서울 호텔 호캉스나 할까 하다가 갑자기 다 부질없는 거 같아서 조용히 앱을 닫았다.
2주 만에 동네 헬스장에 갔다가 돌아오던 길에 산책 중인 강아지 세 마리를 보았다. 주인은 한 손으로 강아지 유모차를 끌고 다른 손으로는 목줄 세 개를 쥐고 걸어가고 있었다. 부잣집 개로 태어나 고오급 유기농 사료를 먹고 값비싼 옷을 걸친 채 가끔은 애견호텔에 묵으며 호강하는 개의 삶이 나을지, 아니면 대궐집 노예로 살아가는 지금이 나은 건지 고민했는데 선뜻 답을 찾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