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담배를 하지 않고 커피도 마시지 않으며 유흥을 즐기지 않는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되묻는다. 무슨 재미로 살아요?
저는 나름 재미있어요,라고 답하지만 사실은 재미가 없다. 돌아보면 2010년에도, 2013년에도 나는 삶이 재미없다는 일기를 썼었다. 술 담배와 커피를 즐기지 않아서 재미가 없는 걸까? 그럼 이런 것들을 즐기면 삶이 좀 재미있어질까?
해답은 2013년 일기에 있었다. 삶의 재미와 풍요를 위해서는 꼭 여행을 가라는 누군가의 조언이었다. 흡 선생님, 그러나 지금은 여행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랍니다. 모르셨겠죠, 7년 뒤에 비행기를 못 타는 날이 올 거라는걸.
주말에 뿌염을 하러 방문한 미용실에서는 놀라운 대화를 들었다. "이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더 편해요. 마스크를 안 쓰면 어색하고 불편해요."라는 문장이 그 어떤 딕션 좋은 래퍼의 랩보다 더 내 귀에 꽂혔다. 공감되는 부분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마스크를 쓰는 게 더 편한 세상이 오다니. 이러다가 마스크가 제2의 피부가 되는 건 아닐까 두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