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치아에서 푸른빛이 감돈다고 느낀 건 우연한 발견이었다. 몰랐는데 깨닫고 보니 정말로 치아가 푸르렀다. 부모는 약간 당황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믿었다. 그 믿음은 아이가 자랄수록 이가 더 파랗게 변해가면서 점점 사라졌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스러운 아이가 환하게 웃을 때마다 부모의 마음은 당혹감으로 얼룩져갔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알 수 없었으며, 치아 미백을 아무리 시도해도 전혀 소용이 없었다.
아이가 귀에서 자꾸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했을 때도 부모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자녀의 이가 파란색인 게 더 이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이가 참지 못하고 두 손으로 귀를 막은 채 엉엉 울자 그제서야 부모는 적극적으로 원인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원인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아이는 블루투스로 연결된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야말로 획기적이었다. 도청이나 감청이 아니라, 그냥 들렸다.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연결된 음악이며, 통화며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소리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원하는 소리만 골라 듣거나, 일시적으로 소리를 끊기도록 만드는 등 그 능력치는 상당했다. 더 이상 아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성장한 남자의 치아는 날이 갈수록 더 파랗게 물들었다.
블루투스의 어원과는 무관한, 파란 치아에서 촉발된 범죄와 치정, 로맨스와 두뇌게임이 범벅된 글을 써보고 싶다. 재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