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기나긴 준비 기간을 마치고 세상에 공개된다. 거의 일 년 가까이 끌어왔던 건이라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세 명이었던 팀원 중 한 분이 병가를 다녀왔고 팀은 공중분해되었으며 팀장님은 육아 휴직을 떠나셨다. 이렇게 쓰니까 좀 처참한데 실제로는 많이 처참했다. 이게 무슨 뻘짓인가 싶을 때도 있었고, 뭐 하고 있는 건지 모르는 채로 드르륵드르륵 질질 끌려가는 기분일 때가 많았다. 그냥 눈 딱 감고 도망가고 싶은 순간도 굉장히 많았다.
그렇게 버티고 버텨서 이제 3월 2일에 드디어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다. 이게 공개가 된다고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세상엔 이미 지나치게 많은 콘텐츠가 넘쳐나고, 내가 만든 것들은 차별화 포인트가 없다. 재미... 도 솔직히 없다. 그래도 열악한 환경에서 도망가지 않고 끝까지 뭔가를 이뤄냈다는 것에 스스로 의의를 둔다. 세상에 아무런 변화도 생기지 않겠지만, 내 안의 무언가는 변할 수 있을 거다. 그래서 나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니까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