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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것들

삶에서 중요한 것들은 모두 눈에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사랑이나 믿음, 재미, 즐거움, 인성 같은 것들은 모두 실체가 없다. 그래서 알 수가 없다. 내가 마주한 타인의 인성이 어떤지, 지금 정말로 즐거운지,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는지.

이런 보이지 않는 가치들이 모두 형태가 있다면, 더 이상 "오빠 나 사랑해? 얼마큼 사랑해?" 같은 문장은 존재하지 않을 거다. "나는 너를 500ml 정도 사랑해" 혹은 "넌 나를 250g쯤 믿는구나" 이런 계량화가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럼 대신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거다. "나는 널 780ml 사랑하는데 넌 왜 날 430ml밖에 사랑하지 않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그냥 보이지 않아도 존재한다고 믿는 게 여러모로 편리할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보였으면 좋겠다. 진심이 어떤 건지.